상평통보의 탄생

상평통보는 1678년(숙종 4년)에 발행되어 고종 때 근대 화폐가 발행되기 전까지 200여 년간 전국에서 사용되었던 강제통용력이 있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법화이다.

상평통보가 유통될 무렵인 17세기 조선사회는 왜란과 호란의 영향으로 생산양식과 가치체계의 본질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농업 사회가 상공업 사회로 전환하는 시대로 상품•교환경제 체제로 급진전되면서 화폐기능을 담당하던 쌀, 옷감 등 물품과 은이 유통화폐로서 한계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조선은 명목화폐의 유통을 필요로 하는 사회경제적 요청에 부응하고 재정 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전란으로 어려움에 처한 국가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국가의 화폐 유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담아 동전을 법화로 주조하여 유통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