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인물 소설에서 자기계발서를 읽다

1990년대 초 역사인물 소설 세 편이 독서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각각 조선의 허준, 이지함, 정약용이 주인공인 ⌜소설 동의보감⌟, ⌜소설 토정비결⌟, ⌜소설 목민심서⌟입니다. 이들 역사인물 소설이 사실상 자기계발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예컨대 천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역경을 딛고 정1품까지 오른 허준을 그린 ⌜소설 동의보감⌟은, “성공 욕구를 지닌 한 인간의 자수성가 드라마”로 읽혔다는 것입니다. 

문학적 자기계발서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1980년대에 나온 ⌜소설 손자병법⌟은 당시 기업인과 직장인들에게 “기업경영의 지침서”이자 “처세학의 교과서”로 각광받으며 3년 연속 베스트셀러 목록에 머물기도 했습니다.